“ 나는 느리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과정이 나를 변하게 하고 나의 생각을 바꿔 놓는다. 나는 나 자신을 바꾸고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작업을 한다. 나는 내 작업에 내면의 치유를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수경은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주요 작가 중 한 명으로, 서구 중심의 모더니즘 속에서 토속 신앙과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과 한국 전통 문화와의 새로운 접점을 제시하고 있다.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시적이고 몽환적인 작품들은 동서양의 경계를 뛰어넘어 국내외 미술 시장에서 인지도와 명성을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다.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에서 서양학과를 수학한 후, 1992년 서울과 도쿄에서 개최된 첫 개인전 《나와의 결혼 Getting Married to Myself, 1992》으로 본격적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수경의 초기 작품들은 일상적인 시각적 경험들을 흩트리는 예술과 사회, 작가 자신에 대한 개념적 영상과 설치 작품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후 《불꽃》시리즈와 《번역된 도자기》시리즈로 발전하며 작품 세계의 풍부한 변화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번역된 도자기》 연작은 부서진 도자기 “파편”을 “예술”로 변환하고 상처와 치유라는 삶의 단면을 보여주며, 한글 동음어의 “금(鎼)”과 “금(金)”의 언어 유희를 이용하여 사물 및 언어의 쓰임과 처지가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무의식적 요소과 다양한 영적 전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수경의 작품들은 《달빛 왕관》, 2022년 새롭게 시작된 시적인 회화 《오 장미여!》 등으로 이어지며, 전통적인 형태를 해체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조형언어로 다시 태어나게 함으로써 전통과 현대라는 두 축이 만나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이탈리아 카포디몬테 미술관, 돈나레지나 현대미술관에서 《Whisper Only to You (2019)》, 영국 Massimo de Carlo에서 《I am not the only one but many (2020)》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2021년 북서울 미술관, 가나아트 나인원, 아트선재센터, 2022년 두손갤러리에서 《다정한 자매들》 개인전을 진행하였다.
b. 1963 서울